간만에 한국 영화 중에 작품성과 대중성 골고루 칭찬을 받는 영화가 나왔다고 감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오스카 상을 탄지도 1년이 되어갑니다. 다들 국제적인 상을 받은 한국영화를 보러 극장에서 직접 기생충을 보셨을텐데요, 영화가 다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의 감정은 모두 똑같았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찝찝함과 희망이 없는 현실. 저는 확실히 극적으로 모두가 잘되고, 행복하게 끝나고, 아니면 아예 열린 결말 쪽으로 가는 것보다 기생충에 결말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보면 열린 결말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는 장면입니다.
절대 다시는 그 집으로 갈 수 없다.
이러한 결말까지 보고 나와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제서야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조금 더 영화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1. 한국 사회 한정 기생충?
우선, 처음으로 영화를 보았을 때는 ‘한국 사회’를 굉장히 잘 나타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연히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한국 배우들이 출현한 영화였고, 디테일한 반지하 소품들과 대사들이 굉장히 한국의 모습을 잘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없는 사람들은 기생충처럼 살고, 가진 사람들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 아등바등하지만 별로 없는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이 모습은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보편성 덕분에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받지 않았나 생각하였습니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면 또 엄청나게 암울해지죠. 대체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외되고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요?
2. 역사에 대한 비유
표면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해석’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기생충을 보고 나오시면서 포털사이트에 ‘기생충 해석’ 한번씩은 쳐보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히 이런 영화라면 추가적인 내막과 엄청난 비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저도 찾아보았는데, 생각보다 깊은 의미가 있어서 다들 깜짝 놀랐었습니다. 바로 역사에 대한 비유인데요, 포스터에서부터 눈이 검정색으로 칠해져있는지, 흰색으로 칠해져있는지에 따라 인종을 나타내고, 원래 살던 무리와 새로 들어가서 차지한 무리들, 그리고 그들의 계급이 실제 미국의 역사와 흑인, 백인, 원주민의 역사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니 정말 신기함을 느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역사에 대한 비유이지만 이 또한 보편적인 인류를 비유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희망의 싹을 아예 싹뚝 잘라버리는 영화는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기생충은 이런 ‘현실’을 드러낸 영화여서 정말 여운이 깊게 남는 것 같습니다. 힘들지만, 바로 그 집을 행하자 자꾸 희망을 새기게 되고 스스로를 또 의심하게 만드는 기생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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